Netflix의 기업 문화와 인사 정책

안방에서 편하게 원하는 드라마와 영화를 볼 수 있는 시대를 연 기업이 있습니다. 올해 초 국내에서도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Netflix(넷플릭스)가 그 주인공입니다. Netflix는 1997년 새로운 미디어 기록 매체였던 DVD에 영화를 담아 우편으로 대여하고 돌려받는 인터넷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로 성장한 기업입니다.

당시에는 인터넷을 통해 영화를 소개하고 주문을 받는데 그쳤지만, 현재는 4,200만 편에 이르는 영상물을 인터넷 스트리밍으로 제공하는 거대 미디어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직원의 수만 해도 2,000여명에 달하며 2014년 기준 약 6조원을 훌쩍 넘는 매출을 내고 있습니다.

Netflix는 선도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비디오 테이프 대여 산업의 거인이었던 Blockbuster(블록버스터)를 물리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Netflix는 이 흥미진진한 스토리 말고도 독특한 기업 문화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2014년 기준 평균 2억 8천만 원에 이르는 업계 최고의 연봉을 지급하는 반면에, 실적이 저조한 직원을 매년 20%씩 가차없이 내보내는 충격적인 경영 방식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인사 정책의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Netflix의 창업자인 Reed Hastings(리드 헤이스팅스)가 강조하는 ‘Netflix 문화의 7가지 관점(Seven Aspects of our Culture)’에 관해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Hastings의 경험과 생각을 고스란히 집약한 이 내용들을 통해 Netflix가 어떻게 다른 기업과 차별화된 기업 문화를 형성했는지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잠깐 내용을 살펴 보시죠.

◈ Netflix 문화의 7가지 관점(Seven Aspects of our Culture)

  • Values are what we Value (가치는 우리가 가치 있게 생각하는 것이다)
  • High Performance (탁월한 성과)
  • Freedom & Responsibility (자유 & 책임)
  • Context, not Control (통제가 아닌, 맥락)
  • Highly Aligned, Loosely Coupled (강하게 정비되고, 느슨하게 짝지어진)
  • Pay Top of Market (시장 최고의 보수)
  • Promotions & Development (승진 & 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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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tflix는 오직 탁월한 성과만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다른 회사들처럼 거창하게 비전이나 구호를 만들거나 불필요한 정책도 세우지 않습니다. 성과를 바탕으로 보상하고, 해고하는 과정에 Netflix의 진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탁월한 성과는 업계 최고의 연봉으로 보상합니다. 특별한 보너스나 복리후생도 없습니다. 회사의 실적과 무관하게 매년 인력 시장에서의 평균 인상률을 적용해 최고의 연봉을 보장합니다. 업무 시간도 휴가도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자유롭게 원하는 만큼 일하고 쉬면 됩니다. 직원들 간에 순위를 매기지는 않지만 탁월한 성과를 내야 합니다. 열심히 일했지만 그저 그런 성과를 내면 두둑한 퇴직금과 함께 퇴사를 권유 받게 됩니다. Netflix는 뛰어난 직원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좋은 복리후생보다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빼어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은 Netflix에 남아 있을 수 없습니다.

이렇게 Netflix의 파격적인 인사 정책에서 파생된 기업 문화는 짧고 간결하게 정리가 가능합니다. ‘능력과 인성, 잠재적 가능성을 갖춘 A급 인재가 자유로운 환경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도록 하고 최고의 연봉으로 보답한다’는 것입니다. 고용, 성장 그리고 해고를 현명하게 하는 것이 Netflix 문화의 핵심인 것입니다. 이런 Netflix의 기업 문화를 최악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오직 성과로만 사람을 판단하고 인간미라고는 찾아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Hastings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그는 다른 사람의 감정을 전혀 개의치 않는 부류의 사람처럼 보였다고 합니다. 반면에 그를 존중하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Hastings에 번번히 반기를 들고 자주 충돌했던 사람이라도 회사가 필요로 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면 결코 회사에서 내보내려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잔인하기까지 한 Netflix의 기업 문화에서 연봉 말고도 매력적으로 보이는 부분이 하나 더 있습니다. 그 흔한 사내 교육 프로그램조차 없지만 회사는 전략과 목표, 역할 정의와 같은 맥락을 제대로 설정하고 교육합니다. 그리고 직원들을 통제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고 일할 수 있도록 자유와 책임을 동시에 부여합니다. 그룹 간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서로의 일을 검토하거나 승인하지 않도록 하고 선 신뢰를 통해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런 일들이 가능해지면 직원들은 쓸데없는 일에 신경 쓰지 않고 일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회사 내 조직들은 좀 더 빠르고 유기적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Netflix의 성공 비결 중 하나로 꼽히는 ‘빠른 확장’을 가능하게 한 근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사점

일부 빠진 내용이 있기는 하지만 Netflix 문화의 7가지 관점 중 가장 핵심이 되는 내용만을 추려 살펴 봤습니다.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경영 방식은 아니지만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하지만 우려와 비판의 시선이 공존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Netflix, 정확히 말하자면 창업자인 Hastings의 경영 철학에 공감할 수 있는지, 아니면 어떤 문제가 있는지 고민해볼 가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창업자인 Reed Hastings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절차적인 일을 아무리 잘해 봐야 2배 정도의 성과를 내지만,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일을 잘하면 평균 10배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다’. 지금의 Netflix를 있게 한 A급 인재와 탁월한 성과에 대한 집착의 이유를 가장 잘 설명하는 말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참고:

1) Reference Guide on our Freedom & Responsibility Culture, Reed Hastings
2) 넷플릭스-스타트업의 전설, 지나 키팅, 한빛비즈 출판, 2015.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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