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떤 리더인가요?

처음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서 첫인상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회사에서 누군가와 사회적 관계를 맺을 때, 첫인상만으로 상대방을 판단하고 결정짓는 경우를 많이 봐서 그런 것 같습니다. 한 번 각인된 상대방에 대한 인상은 쉽게 바꾸기 어려워 보입니다.

일이 더디거나 어설펐던 사람은 항상 일을 엉망으로 만드는 것처럼 보여지고, 몇 번 지각을 했던 사람은 항상 늦을 것처럼 보여 마음을 졸이게 만듭니다. 그리고 그런 인상이 누적되면서 한 사람에 대한 전체의 평가가 요동치기 시작합니다.

실제로 그런 습관이 몸에 베어 문제가 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그릇된 인식이 높은 언덕에서 굴린 눈덩이처럼 커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나 누군가를 보는 관점이 특정한 시점에 멈춰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더욱 그렇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타인의 능력과 태도가 이미 결정되어 있고, 또 고정되어 있는 것으로 믿는 경향이 강합니다. 스탠포드 대학의 심리학 교수인 캐롤 드웩(Carol Dweck)은 이렇게 사람의 재능이 타고났다고 믿는 경향을 고착형 마인드세트(fixed mindset)라고 지칭합니다. 그 반대로 사람은 항상 배우려고 노력하며 끊임없이 발전할 수 있는 존재라고 믿는 경향을 성장형 마인트세트(growth mindset)라고 하고요.

세상은 잠시도 쉼 없이 변화합니다. 우리도 예외는 아닙니다. 과거의 내가 현재의 나와 같다는 믿음은 우리를 구성하는 수많은 요소들조차 변화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는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어 갈수록 경험이 쌓이며 우리의 태도와 생각이 조금씩 바뀌어 가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인해 ‘사람이 타고난 그대로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은 자연스럽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좀더 자연스럽게, 사람은 누구나 잠재력을 가지고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고 믿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런 제 믿음이 누군가에게는 변화의 큰 축을 굴릴 힘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실제로 캐롤 드웩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성장형 마인드세트가 강한 리더와 구성원들로 채워진 회사들은 직원들의 행복도가 더 높고, 더 혁신적이며, 더 강한 도전 정신을 갖게 된다고 합니다. 또한 직장 동료들에 대한 신뢰가 높고 스스로 일에 헌신해야 된다는 믿음도 강하다고 하고요. 깨끗이 비어 있는 그릇에 맛 좋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채우듯이 서로가 서로의 마음에 긍정적인 영향을 채워 주는 환경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요.

날 좋은 봄 날, 아무 생각 없이 살랑거리는 바람을 맞으며 푸르른 공원 벤치에 앉아 있는 나 자신을 떠올려 보세요. 오직 혼자인 상태로 생각을 비우면 내가 마치 투명하게 비어 있는 유리 그릇과 같이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남아 있는 것은 없습니다. 이제 나는 유리 그릇에 채워질 누군가의 생각과 태도에 따라 흥겨움이 넘치는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우울한 사람이 될 수도 있고, 화에 가득 찬 사람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누군가의 영향으로 나를 채우고 겉모습을 바꿀 수 있습니다. 이제 내가 무언가를 채워 줄 수 있는 사람들을 둘러 보시기 바랍니다. 예쁜 그릇도 있고, 보기에 좀 못난 그릇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 똑같이 좋은 음식들을 담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무엇을 담아 주고 싶으신가요? 내 손으로 쓰레기를 담고, 그 그릇이 더럽다고 비난하는 잘못을 하고 계시지는 않나요?


참고:

1) Wikipedia, Carol Dweck
2) Image courtesy of freeimag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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