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곡선, 분석과 전략 [1]

1960년대 중반,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창업자였던 브루스 헨더슨(Bruce Henderson)은 누적생산량과 비용의 상관관계를 밝혀내며 학계와 컨설팅 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누적생산량이 증가하면 단위당 비용은 꾸준히 감소한다”

브루스 헨더슨이 제시한 개념은 2차 대전 당시 미국 라이트 패터슨 공군기지에서 비행기를 제조하는 과정 중 알려졌던 ‘학습곡선(Learning Curve)’이 발전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학습곡선은 가로축에 ‘생산량’이 세로축에서는 ‘노동시간(노동비용)’이 놓인 그래프였다. 반복적인 생산 활동이 학습 효과를 낳고, 노동자들의 능률이 향상되며 제작시간이 꾸준히 감소하는 현상을 효과적으로 나타내 준 이론이었다.

반면, 브루스 헨더슨의 ‘경험곡선(Experience Curve)’은 가로축에는 누적생산량이, 세로축에는 투입재료∙유통∙경상∙마케팅 비용 등이 총체적으로 반영된 단위당 비용이 놓이게 되었다. 동일한 종류의 상품을 지속적으로 생산하고, 그로 인해 경험이 쌓이게 되면 원가가 낮아지는 현상을 효과적으로 시각화 한 것이다.


증기터빈 발전기 산업을 통해 본 경험곡선

위의 그림은 과거 미국 증기터빈 발전기 산업의 ‘경험곡선’을 보여 주고 있다. 각 기업의 누적 생산량이 증가할수록 상품 단위 당 비용(원가)이 낮아지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각 기업이 증기터빈 발전기 산업에 진출한 시점에서 그래프 상의 위치가 모두 다르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앨리스 찰머스가 시장에 진입한 시기와 웨스팅 하우스가 진입한 시기(A), 제너럴 일렉트릭이 진입한 시기(B)를 비교해 보면 단위당 비용 수준이 앨리스 찰머스가 확연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간이 흐르고 누적 생산량이 증가하게 되면 다른 외부적 요인(앨리스 찰머스의 기술혁신, 과감한 생산기반 확충 등)이 없는 한 앨리스 찰머스의 단위당 비용이 하락하는 것 이상으로 웨스팅 하우스와 제너럴 일렉트릭의 비용이 하락하게 된다. 그리고 그 차이를 좀처럼 좁히기 어려워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동일한 노력으로는 앨리스 찰머스가 웨스팅 하우스와 제너럴 일렉트릭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앨리스 찰머스는 오랫동안 경쟁 사업자들 사이에서 어려움을 겪다가 선발 2개사를 독점금지법으로 제소했다고 한다. 하지만 법원은 증기터빈 발전기 산업에서 발생한 가격 격차를 경험곡선 개념에 의한 원가 차이로 인정했고, 결국 앨리스 찰머스는 패소하게 됐다.


경험곡선은 왜 발생하는가?

증기터빈 발전기 산업 사례에서 보았듯이 경험곡선이 발생하는 원인은 여러 가지이다. 가장 중요한 원인은 ‘학습’이다. 일이 반복적으로 진행되면서 노동자들이 일에 익숙해지고 이로 인해 생산량이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원인으로는 ‘전문화’가 있다. 생산을 위한 다양한 업무가 표준화되고 프로세스와 워크플로우가 체계적으로 구조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생산 단계와 업무가 효율적으로 줄어들게 되고 이에 따라 점차 생산량이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주요한 원인 이외에도 다음과 같은 이유들로 인해 경험곡선이 발생하게 된다.

① 낮은 자본비용: 대량생산과 대량판매가 가능할 경우 좋은 조건에 자금조달이 가능
② 낮은 원자재 비용: 대량 구매에 따른 낮은 구매비용 달성
③ 규모의 경제: 생산량이 증가하고, 고정비용이 많은 제품에 나뉘어 배분됨으로써 단위당 생산비용이 감소
④ 제품 및 생산 프로세스 개선: 생산량이 증가함에 따라 기술개선, 공장배치 효율화, 생산공정 등의 개선이 발생

엮인 글:
경험곡선, 분석과 전략 [1]
경험곡선, 분석과 전략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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