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최고 자산은 만족한 고객이다 [2]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라

미국은행연합회는 ‘서비스 불만으로 이탈한 고객이 은행에게 미치는 영향력’에 대한 간단하지만 흥미로운 연구를 수행한 적이 있다. 미국의 은행들은 1년에 평균 10퍼센트의 고객을 잃어버린다. 이 기관은 20만 명 정도의 고객을 가지고 있는 중간 규모의 은행을 가정하여 연간 평균 고객 이탈률인 10퍼센트의 수준이 은행에 어떤 재무적 영향을 미치는지를 계산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탈한 고객들의 21퍼센트는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하여 떠났다. 총 고객 중 약 2.1퍼센트의 고객은 이 은행의 서비스에 불만을 가지고 떠난 사람들이다. 총 고객 20만 명의 2.1퍼센트는 4,200명이다. 한 은행에서 1년에 한 고객으로부터 벌어들이는 평균 수익은 121달러였다. 4,200명의 일탈은 결국 50만 8,200달러($121 × 4,200)의 손실을 의미한다. 은행이 입은 손실은 이것이 다일까? 그렇지 않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은행이 한 사람의 신규 고객을 창출하는데 드는 비용은 평균 140달러였다. 4,200명의 떠나간 고객을 다시 신규 고객으로 채워 넣는 데 추가되는 비용은 63만 달러이다(($150 × 4,200).

두 종류의 비용을 합하면 이 은행이 서비스 불만 때문에 입은 손실은 약 113만 8,200달러에 이른다. 시장 경제에서 고객을 잃으면서 성공할 수 있는 기업은 없다. 많은 기업들이 고객의 중요성을 알고 있고 ‘고객 만족 경영‘을 외친다. 최근에는 ‘명품 마케팅’, ‘VIP 마케팅’, ‘귀족 마케팅’ 등을 통해 수익성 높은 고객의 충성도를 확보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고객을 만족시키고 충성도 높은 고객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과거나 지금이나 여전히 많지 않다. 변화경영전문가인 구본형은 좋은 경영은 ‘고객을 돕는 경영(Customer-helping Business)’이라고 말한다. 좋은 기업은 고객을 잘 돕는 기업이다. 고객이 자신을 잘 돕는 기업을 좋아하는 것은 당연하다.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는 본질적인 방법은 고객을 잘 돕는 것이고, 이것을 서비스 관점에서 말하면 고객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와 감동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의 노드스트롬(Nordstrom) 백화점은 감동적인 고객 서비스로 유명하다. 노트스트롬이 고객을 감동시킨 일화를 몇 가지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세일이 끝난 지 채 며칠 지나지 않은 어느 날 시애틀의 한 노드스트롬 백화점. 여자 고객이 찾아와 특정브랜드의 바지를 사고 싶어 했다. 하지만 매장에는 그 고객에게 맞는 치수가 다 팔린 뒤였다. 판매원은 시애틀의 다른 노드스트롬 매장 다섯 곳을 수소문하여 고객이 원하는 치수의 바지를 찾아봤지만 역시 허사였다. 그런데 길 건너편 경쟁 백화점에 바로 그 치수의 바지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판매원은 망설이지 않고 매장 지배인에게 돈을 빌려 그 바지를 정가에 구입, 찾아온 고객에겐 세일가격으로 판매했다.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본사를 둔 대형 소매점의 중역인 스미스 씨는 잦은 출장관계로 양복이 필요한 참에 세일중인 노드스트롬 매장을 방문했다. 세일 품목 중 마음에 드는 정장 한 벌과 세일 품목이 아닌 것 등 두 벌의 정장을 구입한 그는 그 자리에서 수선을 맡기고 돌아갔다. 이튿날 그가 다시 백화점을 찾았을 때 전날 옷을 팔았던 판매원은 그의 이름까지 기억하며 반갑게 그를 맞이했다. 하지만 수선한 옷을 찾으러 갔던 그 판매원은 잠시 후 빈손으로 돌아왔다, ‘구매한 옷의 수선은 다음날 까지’ 해 주는 것이 원칙이지만 세일기간 중에 구매한 옷의 수선은 예외여서 아직 수선이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할 수 없이 스미스 씨는 새로 산 양복을 입지 못한 채 시애틀로 출장을 가고 말았다.

스미스 씨가 시애틀의 한 호텔에 도착했을 때, 그가 발견한 것은 98달러의 배달료가 지급된 페덱스 특송 소포였다. 발신인은 노드스트롬이었다. 소포를 풀어본 그는 깜짝 놀랐다. 소포 속에는 수선된 양복 두 벌이 단정하게 들어 있었고 그 위에 주문하지도 않은 25달러짜리 실크 넥타이 석 장이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무료 증정품이었다. 그리고 그의 집으로 전화를 해 그의 여행일정을 알아냈다는 내용과 함께 판매원의 정중한 사과편지도 함께 들어있었다.

고객은 이런 서비스를 원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런 서비스를 경험하는 고객은 매우 적다. 이 말은 고객을 감동시키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극소수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노드스트롬에서는 어떻게  서비스가 가능한 것일까? 답은 노드스트롬이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단 하나의 규칙’에서 찾을 수 있다. 이 회사는 고객 서비스에 있어 다음과 같은 ‘단 하나의 규칙’을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 노드스트롬의 규칙: 모든 상황에서 당신의 현명한 판단력을 최대한 사용하십시오. 그 외에 규칙은 없습니다.

노드스트롬은 고객 서비스에 있어서만큼은 직원들에게 다른 어떤 기업 보다 큰 권한과 자율권을 부여한다. 노드스트롬은 하나의 규칙을 제시하고 직원들은 이것을 지킨다. 노드스트롬의 서비스 일화를 보면 이 규칙이 현장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노드스트롬의 사내에는 대고객 서비스에 대한 신화와 영웅담이 나돌고 고객으로부터 받은 감사의 편지들이 쏟아져 들어온다.

고객을 감동시키고 싶다면, 고객 접점에 있는 직원들에게 고객을 감동시킬 수 있는 권한과 자율성을 주어야 한다. 결국 고객을 만나는 것은 기업이나 최고경영자가 아니라 김철수와 이영희라는 직원임을 기억해야 한다. ‘고객을 감동시키라’고 강조하는 것보다 역할모델을 보여주고 증거를 제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그러므로 고객을 감동시킨 직원을 찾아내서 칭찬하고 보상하라. 고객 감동 사례를 발굴하여 사내에 계속해서 퍼뜨려라. 사보에 싣고 홈페이지에 올려라. 회의에서 소개하고 최고경영자의 연설에도 넣어라. 고객에게 받은 감사 편지를 사내에 전시하고 복사해서 나눠주라. 더 이상 감동 받은 고객이 예외적인 고객으로 인식되지 않도록 하라. 하나의 사례는 다른 사례, 그것은 또 다른 사례로 계속 연결될 수 있어야 한다.

엮인 글:
기업의 최고 자산은 만족한 고객이다 [1]
기업의 최고 자산은 만족한 고객이다 [2]
기업의 최고 자산은 만족한 고객이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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