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는 변했다고 하고 현자는 변하자고 한다

2001년의 끝자락에 이 책을 잡았다. 해가 바뀌는 순간 나와 함께한 것은 바로 이 책이었다. 상징적인 순간에 좋은 책과 함께할 수 있다는 건 꽤 괜찮은 일이다.

변화에 관련된 책은 크게 두 종류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어려운 책이다. 변화경영은 아직까지 이론적 체계가 매우 부실한 분야이다. 마케팅, 재무, 회계와 같은 분야와는 전혀 다른 세상이다. 현재 변화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이 이론적으로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현실적으로도 변화는 ‘희망’보다는 ‘두려움’ 또는 ‘불안’과 비슷한 뉘앙스를 풍긴다. 어떤 분야이건 전체적인 모습을 모르고는 효과적인 접근이 거의 불가능하다. 일부분으로 전체를 해석하는 것은 올바르지도 가능하지도 않다. 변화경영 서적 중 어려운 책들은 대부분 변화의 방법으로 ‘단계적 방법론’을 주장한다. 그리고 변화를 복잡하게 다룬다. 사실 변화는 복잡한 것이다. 하지만 핵심은 언제나 간결하고 명쾌한 법이다. 전문가는 복잡한 현상이나 개념에서 단순하고 명쾌하게 핵심을 끄집어낼 수 있는 사람이다. 이것이 전문가의 역할이고 가치이다.

변화경영에 대한 다른 종류의 책은 아주 쉬운 책이다. 대표적인 책으로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를 들 수 있다. 이 책이 공전의 히트를 친 이유는 내용이 간단하고 쉽다는 점, 그리고 언론기관의 과장된(?) 찬사때문이다. 사람은 자신의 한계를 위협하는 문제에 대해 쉽고 간단하게 생각하려는 경향이 있다. 어차피 풀기 어려운 문제이니까 ‘못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심보다. 혹시 풀리면 좋은 것이고 안풀려도 예상한대로이니, 실망할 것도 없다는 의도다.

변화는 ‘복잡하고 어렵고 두렵고 불안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한편으로 변화는 ‘꿈과 열정, 새로움과 기회, 창조의 기쁨과 관련된 것’이다.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서 변화는 양면성을 갖는다. 쉽지 않은 주제임에는 틀림없고 한번 도전해볼 만한 것임에도 틀림없다.

어려운 주제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의 하나는 쉽고 흥미로운 사례(또는 일화)를 통해 배우는 것이다. 재밌는 사례에 핵심을 찌르는 명쾌한 설명이 곁들여진다면 최고의 교재라고 볼 수 있다.

‘바보는 변했다고 하고 현자는 변하자고 한다’는 그런 책이다.
재밌고 인상적인 사례가 가득하다. 이 책에 소개된 이야기들은 매우 싱싱하고 톡쏘는 맛이 있다. 그리고 여운도 짙고 길다. 저자의 통찰력으로 캐내올린 덩어리(핵심)가 단단하다. 꼭 한번 읽어볼 책이다.

나는 이책을 ‘나만의 고전’에 주저없이 추가할 것이다.

왜?

읽어보면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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