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

매년 어김없이 수많은 기업과 노조가 임금인상을 놓고 줄다리기를 한다. 과거 전국 버스노조는 사측과 5% 내외의 임금인상에 합의함으로써 전국적인 교통대란을 막을 수 있었다. 임금협상의 과정에는 회사와 노조이외에도 회사측이 임금인상에 대응할 수 있도록 간접적인 자금지원을 했던 정부와 노조의 강경한 결정을 억제한 시민들의 우려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임금은 임금을 지급하고 성과를 얻고자 하는 고용인과 노동력을 제공하며 임금을 받는 피고용인의 관계 이외에도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관계를 통해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관계와 영향’은 임금을 결정하는 전체 시스템의 지극히 일부분을 차지한다고 할 수 있다. 임금은 소수 이해관계자간의 관계와 영향의 산물도 그렇다고 투쟁의 산물도 아니다.


임금관리는 왜 중요한가?

임금관리는 임금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임금을 관리하는 목적은 기업이 가진 인적자원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동기부여하기 위한 것이며, 이를 통해 기업이 궁극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전사적 경영전략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임금관리를 포함한 다른 인사관리 시스템(HR system)들은 원래의 그 목적과 무관하게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가령 직무분석(Job Analysis)을 적정 수준의 노동력을 산출하는데 활용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으나 실제로 필요 수준의 인원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Position을 분석하는 추가적인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문제는 원래의 목적과 달리 사용된 시스템은 그 고유의 기능과 역할까지도 상실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임금관리 또한 예외는 아니다.

이렇듯 임금관리는 적정수준의 임금을 결정하고 개인의 성과에 따라 그것을 나누는 단순한 시스템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임금관리는 임금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수단이 아닌 ‘사람을 관리하는’ 시스템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또한 기업의 장기 경영전략과 인사관리 전략을 지원할 수 있는 하부 시스템으로서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전략적 관점에서의 임금관리

임금관리는 그 자체로 존재하는 고립된 시스템이 아니다. 물론 정형화된 시스템도 아니다. 임금관리는 기업의 내·외부 환경과 기업의 문화, 비전 등 다양한 가치와 상호작용하며 기업이 목표하는 바를 달성할 수 있도록 설계되고 수행되어야 한다. 이는 임금관리 시스템이 기업의 장기적 전략에 맞추어 설계되고 수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언급했듯이 임금관리는 사람을 관리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고 했다. 기업을 구성하는 사람들이 하는 일에 직접적 혹은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임금관리와 기업의 전략과의 관계에 대해 그리고 그 중요성에 대해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임금정책이 기업의 전략을 지원하도록 결정되어야 한다는 점에도 쉽게 수긍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그 중요성을 지니고 있는 전략적 관점에서 임금관리를 전략적 임금관리(Strategic Compensation Management; SCM)라 하며 몇 가지 중요한 과정을 통해 기업의 경영전략을 지원하고 궁극적으로 기업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런 SCM은 먼저 기업의 비전과 경영전략 그리고 기업이 처한 다양한 환경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환경에는 경제적, 정치적 환경뿐만 아니라 노동자와 노동조합과의 관계, 문화와 가치 등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이 고려될 수 있다.

그 다음 단계는 임금을 결정하는 시스템인 임금 모델(Pay model)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정책적 이슈들을 경영전략이 지원할 수 있도록 만드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정책적 이슈들에는 임금관리의 목표와 기업 내의 내부적 공정성 확보, 경쟁 기업 간 임금 경쟁력 확보, 개인의 조직에 대한 기여 그리고 기업의 통제 등이 있다.

이렇게 정책적 이슈들이 경영전략을 지원할 수 있도록 만들어 졌다면 이러한 정책을 수행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선택하고 SCM을 수행하는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 또 전략과 환경이 바뀌었다면 임금관리 전략을 재설정하고 재수행해야 할 것이다. 장기적으로 이러한 전략은 순환적이며 끊임이 없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중요한 점은 이러한 SCM이 가치를 창출해야 하고 쉽게 모방하기 힘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임금관리는 무엇을 목표로 하는가?

인사관리는 사람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자 한다. 임금관리는 이런 목적 달성을 위한 효과적인 시스템과 도구를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임금관리가 목표로 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내부의 인력을 유지하고 외부의 뛰어난 인재를 유인하며, 그들을 동기부여 하는데 있다. 또한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임금결정 시스템인 임금 모델(Pay model)은 다음과 같은 목표를 가지고 수행된다고 할 수 있다.

우선 임금관리는 효율성(Efficiency)을 목표로 한다. 효율성은 성과 향상과 고객만족의 극대화, 단위당 노동비용의 효율적인 통제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또 다른 목표는 공정성(Equity)이다. 공정성은 누구에게나 동일한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것이 아니다. 성과에 따른 차별성을 인정하는 공정성을 의미한다.

마지막 목표는 법과 규정의 준수(Compliance)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는 것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법과 규정이 바뀐다면 임금 모델(Pay model)도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임금관리는 내부적 임금결정 시스템인 임금 모델(Pay model)을 통해 효율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고 법과 규정을 준수하고자 한다. 이런 목표를 달성할 수 있으려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임금에 대한 관심, 즉 정책적 이슈들(Strategic Issues)을 최적의 방법들(Techniques)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내부적 일관성과 외부적 경쟁우위의 확보

임금관리의 목표들을 달성하기 위한 정책적 이슈들에는 내부적 일관성(Internal Consistency)을 확보하는 문제와 외부적 경쟁력(External Competitiveness)을 확보하는 문제를 들 수 있다. 그리고 개인의 조직에 대한 기여(Individual Contribution)를 올바로 평가하고 효과적으로 통제(Administration)하는 문제 또한 정책적 이슈의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임금결정에 있어 각 이슈들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내부적 일관성의 경우 임금지급의 근거를 마련한다. 특히 기업 내 직무들이 가진 상대적 가치의 평가를 통해 직무등급표(Job matrix)를 만드는 근거를 마련해 준다고 할 수 있다.

외부적 경쟁력은 경쟁기업과의 비교 분석을 통해 임금 지급에서의 경쟁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해 준다. 경쟁기업 혹은 시장의 임금조사(Pay survey)를 수행하고 임금정책(Pay policy)의 설정을 통해 임금에서의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설정된 일관성과 경쟁력은 임금 체계(Pay structure)에 적용되어 조직 내부의 구성원간 공정성과 일관성을 뿐만 아니라 조직 외부의 다른 기업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경쟁력을 갖춘 임금체계를 마련할 수 있게 해 준다.

이후 개인의 조직에 대한 기여를 평가(Contribution: 인사고과를 통해)하여 체계화된 임금체계 내에서 개인 수준의 임금을 결정하게 되며 이러한 모든 과정은 올바른 통제(Administration)가 따라야 한다.

이렇게 과학적이고 효과적인 임금관리 체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임금체계(Pay structure)를 만드는 과정의 일부라 할 수 있는 내부적 일관성(Internal Consistency)과 외부적 경쟁력(External Competitiveness)에 대한 심도 깊은 공부가 필요하다. 공부가 선행되어야 임금관리가 요구하는 공정하고 경쟁력 있는 임금체계 결정의 흐름을 포착할 수 있고 그것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임금관리가 단순히 임금을 얼마나 지급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닌 기업의 총체적 관점에서의 전략적 중요성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내용이 필요하다면 관련 서적을 참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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