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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광만이 살아 남는다

가장 어려울 때가 가장 중요한 때이다. 그리고 위기가 곧 기회다!

개인이나 조직 모두에게 몇 번의 ‘위기’는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런 위기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해 낸 사람과 기업은 그 만큼 성장하게 된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원인을 알 수 없고 언제 시작됐는지 조차 기억할 수 없는 그런 절망적인 상황을 경험하기도 한다. 그러면 우리는 그 위기가 왜 언제 어떻게 내게 왔는지에 시간과 힘을 소비하곤 한다. 그러나 아무리 분석을 하고 과거를 더듬어봐도 명확한 답을 얻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분석이 안되면 방법이 없고 그러면 우린 거부하거나 분노한다. 그리고 다짐한다, “이제까지 해왔던 방식대로 그냥 열심히 하는거야! 그러면 상황은 좋아질 꺼야!”라고.

조직도 마찬가지다. 이제까지 잘해왔던 즉, 과거에 성공적이었던 조직들은 자신의 방식을 버리지 못하고 오히려 집착한다.하지만 어느날 갑자기(사실 갑자기란 말은 틀리지만) 이제까지 해왔던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경우를 경험하게 된다. 혹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경쟁자의 등장에 몸서리 치는 경우도 있다. 현재까지 잘 운영되던 조직이 아무 이유없이 혼돈을 경험하게 된다. 바로 위기상황이다. 그리고 기업은 과거에 효과를 발휘하던 조치마저 전혀 먹혀 들지 않아 좌절감을 느끼게 된다. 이런 상황이 ‘앤드류 그로브'(Andrew S. Grove)가 말하는 ‘전략적 변곡점'(strategic inflection point )이다.

인텔의 전CEO이자 현 회장이 앤드류 그로브는 이 책에서 자신의 경험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전략적 변곡점’에 대해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에 의하면 ‘전략적 변곡점’은 ’10×(10배)의 변화’라고 한다. 10× 변화는 누구에 의해서 그리고 무엇에 의해서 발생하는 것일까?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전화나 인터넷과 같은 ‘혁신적인 기술’의 영향일까? ‘기술’은 적절한 답이 아니다. 전략적 변곡점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서 어느 곳에서나 존재한다. 여기서 다양한 요인은 기술, 경쟁자, 공급자, 고객, 잠재적 경쟁자 그리고 보완자를 말한다. 이 여섯가지 요인에 의해 전보다 10배에 이르는 변화가 발생하게 된다. 위에서 말했듯이 전략적 변곡점과 같은 ‘변화’는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에게도 존재할 수 있다. 특히 기업의 경우 인텔과 같은 첨단 산업 분야에서 전통 제조업, 소매업 등 어느 기업, 어떤 사업 분야에서도 겪을 수 있다.

10배의 변화라는 ‘전략적 변곡점’은 어떤 모습일까? ‘감’을 잡는데는 쉽고 단순한 예만큼 좋은게 없다. 쉬운 예로 ‘영화’에 음향이 삽입되는 방법이 당시의 ‘무성영화’와 ‘배우’에게 미친 영향을 살펴보자.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무성영화’와 ‘무성영화의 배우’는 음향 기술의 발전에 의해 10배의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무성영화의 생명은 끝이 났고 배우들도 개인적으로 어렵고 낯 설은 변화를 감행해야 했다. 많은 배우들이 다른 직장을 찾아야 했고 그 자리는 새로운 배우들로 채워졌다. 하지만 대표적인 무성영화 스타였던 ‘그레타 가르보'(Greta Garbo)는 재빨리 이런 변화에 적응했고 더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이제 기업은 ‘그레타 가르보’에게서 배워야 한다. 그녀처럼 신속하게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과거의 효과적인 전략이나 과거의 자료를 통한 분석에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된다. 전략적 변곡점은 과거가 아닌 현재 그리고 미래에 관한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예측하고 예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편집광만이 살아 남는다’는 두꺼운 책이 아니다. 하지만 핵심은 간결하고 내용은 풍부하다. 최고경영자만을 위한 책도 아니다. 조직에 속해 있는 모든 구성원들이 읽어야 할 책이다. 왜? 10배의 변화는 조직 전체를 뒤흔들어 당신의 권한과 책임 그리고 자리를 변화 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전략적 변곡점이 언제 어떻게 오는지 우리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앤드류 그로브’가 ‘단서’를 제시한다. 그리고 그것들은 실제로 활용되어 왔고 우리도 그렇게 할 수 있어야만 한다. 그 단서들이 궁금하다면 읽고 배워라, 그리고 당신의 일상과 조직에 적용하라!

전략적 변곡점은 어떤 회사에게는 ‘죽음의 계곡’이다. 하지만 다른 어떤 기업에게는 ‘기회’이고 ‘희망’이다. 앤드류 그로브는 ‘편집광'(Paranoid)이다. 그는 경쟁자들에 대해 걱정하고 신경을 곤두세운다. 또한 그는 상품에 불량이 있지 않은가, 충분한 검토 없이 상품을 시판하는 것은 아닌가, 공장가동에 무슨 문제가 있지 않은가, 적절한 인재를 채용했는가, 고객은 어떻게 느끼고 있는가 등에 대해 ‘늘’ 걱정한다. 이런 그의 습관은 그의 좌우명인 ‘정신착란증에 걸린 자처럼, 초긴장 상태로 항상 경계하는 자만이 경쟁에 이긴다’에도 잘 나타나 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이러한 ‘편집증’을 기업문화로 정착시켰다. 인텔은 곧 편집광의 집단인 셈이다. 아무 소리없이 오는 10×의 변화를 ‘누구보다 먼저 포착하고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 이것이 세계 최고의 반도체 제조업체이며 고객에 대해 가장 높은 브랜드 로열티를 보유하고 있는 인텔의 핵심성공요소(key success factor)이다.

마지막으로 다음과 같은 문장이 우리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책을 읽었다고 말하지 말라. 그것을 통해 그대가 얼마만큼 나아졌고, 얼만큼 더 깊은 정신을 가진 인간이 되었는가를 실천해 보일 수 있어야 한다.
책은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내용을 잘 읽었다고 해서 그대가 그만큼 성장했다면 그것은 착각이다.

중요한 것은 그대의 삶이 어떻게 변화했는가 하는 것이다”.(Epictet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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