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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버스터

기발한 아이디어가 소위 블록버스터라 불릴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내는가?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다. 기발하고 참신한 아이디어가 잘 다듬어진 상품으로 탄생할 경우 그 위력은 배가 될 것이다. 하지만 팔릴 수 있는 상품이 되기 위한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아이디어가 맛있는 음식이 되기 위한 신선한 재료라면 그 과정은 요리사의 정성과 노하우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선한 재료는 조금만 세심히 찾으면 도처에 널렸지만, 요리사의 경험과 열정은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비유하자면, ‘블록버스터’는 뛰어난 요리사의 경험과 열정의 진실을 밝힌 책이다. 아이오메가의 ‘ZIP Drive’, 애플의 ‘Apple IIe’, 핸드스프링의 ‘Visor’, 콜게이트의 ‘Total 치약’ 등 실제 시장에서 엄청난 돌풍을 일으켰던 블록버스터들의 성공 이야기들을 담은 책이다. 하지만 단순한 성공 스토리가 아닌 성공 이면에 감추어진 ‘신상품 개발의 5가지 황금률’을 실증적으로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그렇다면 무엇이 블록버스터를 만들어 내는 것일까?

저자인 Gary S. Lynn과 Richard R. Reilly가 밝히고 있는 성공의 요인들은 첫째 고위 경영진의 헌신, 둘째 명확하고 확고한 비전, 셋째 끊임없는 실험과 재빠른 피드백, 넷째 정보 교환, 다섯째 협력을 위한 노력이다.

너무 시시하다고 생각할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 상품개발에 관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다섯 가지 중 어느 하나만 부족해도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잃게 되거나 아예 상품화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혁신지수가 지극히 낮은 기업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신상품이다. 하지만 어떠한 이유든 간에 CEO가 새로운 상품 개발에 미온적이라면 타 팀 혹은 부서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되며 프로젝트 진행을 위한 재정 지원까지 수월치 못하게 된다.

미적미적 진행되던 프로젝트는 급기야 방향 감각과 책임 의식까지 사라져버리게 되고 시장 출시 시점까지 놓쳐 완전한 실패작이 되고 만다. 고객이 원하는 제품도 아니고, 고객이 느끼지 못했던 필요(needs)를 창출할 가능성도 없는 뻔한 운명을 안게 될 그저 그런 상품 하나가 또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기존 상품에서 줄고 있는 매출을 만회할 기회는 영영 사라지게 되고 회사는 수명을 다 하게 될 것이다.

‘블록버스터’는 위의 사례에서 드러나고 있는 ‘쉽게 빠질 수 있는 실패의 함정’을 피하게 해 줄 기본적인 가치들을 일깨워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사례 수집과 인터뷰 등을 통해 각 요소들이 상품의 성공 여부에 미치는 상관관계를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상품개발 이론서라는 점도 이 책을 돋보이게 한다. 다만 연구 사례들이 저자의 영향을 많이 받아 IT 위주로 구성된 점은 무척 아쉽다.

체계화와 검증이라는 측면에 있어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아직까지 이론적 배경이 부족한 분야이기 때문에 읽어 볼만한 가치가 충분한 책이다. 특히 상품개발자와 최고경영자들에게는 꼭 필요하다.

책을 읽고 난 후 다섯 가지 황금률을 잊지 말자. 그리고 열정적으로 일하자. 블록버스터를 위하여…

※ 혁신지수(Innovation Index): 시장에 출시된 3년 이내의 상품이 회사 전체의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하며, 보통 20% 이하라면 위험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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