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인사이트

보는 것을 믿는가? 믿는 것을 보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믿는 것을 보려는’ 성향이 강하다. 이런 대중들의 성향을 이용하는 것이 브랜드 마케팅이며, 현대 기업 경영의 핵심이기도 하다.

좋은 품질의 제품만으로 경쟁 기업과 승부를 결정 짓는 시대는 이미 오래 전에 지났다. 이것은 기본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나의 ‘제품 이미지’를 대중의 머리 속에 강하게 뿌리 내리게 할 수 있는 ‘뭔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뭔가’를 해 내는 작업이 브랜딩이며, 그 전략과 실행이 브랜드 마케팅이다.

가령 저자 참여했다고 밝힌 ‘하이트 맥주 런칭 캠페인’을 살펴보자.

맥주 시장의 선두를 달리고 있던 OB맥주가 한 순간의 침몰을 경험한 것은 하이트 맥주가 등장한 이후이다. ‘하이트’하면 떠오르는 것은 무엇인가? 아마도 ‘깨끗한 맥주’일 것이다. 깨끗한 지하 암반수로 만든 맥주라는 이미지를 대중의 마인드에 강렬하게 투영하며 절대 깨질 수 없을 것 같았던 OB맥주의 아성을 무너뜨렸다.

‘브랜드 마케팅’을 통해 크라운 맥주가 가지고 있던 한계를 극복하고 업계 1위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단순히 제품만 좋았다면 그렇게 짧은 시간 안에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었을까? 아마도 어려웠을 것이다. 오늘 이 시간에도 기존 제품보다 더 나은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시장은 쉽게 바뀌지 않고 있다.

‘브랜드 인사이트’는 이렇게 더 나은 브랜딩 전략을 통해 성공적인 제품을 만들어내는 일련의 과정과 사례를 보여 주고 있다. 더불어 브랜드 마케팅 이론이 절묘하게 버무려져 있어 그 맛이 더욱 조화롭다. 단순한 사례의 나열도 아니고, 현실과의 괴리가 느껴지는 이론이 난무하는 책도 아닌, 저자의 경험과 사례, 이론이 조화를 이룬 보기 드문 수작이다.

책을 읽는 내내 간결하고 군더더기 없는 저자의 글 솜씨에 놀랬다.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이론을 적절히 덧대고도 매끄럽게 읽혀 나간다. 게다가 글 속에서 저자의 경험과 노하우를 느낄 수 있는 즐거움까지 있다.

또한 부족하나마 브랜드 확장에 관한 저자의 연구 결과를 살펴 볼 수 있다. 알 리스와 잭 트라우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읽어 볼만한 가치가 있다. 그들에게서 부족하게만 느껴졌던 체계화된 브랜드 확장 이론이 존재한다.

흙 속의 진주를 캐낸 듯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좋은 책은 경계하며 읽어야 한다. 너무나 명쾌하고 선명하기 때문이다. 세상은 복잡하고, 또 복잡하다.

Leave a Comment